[전남남부지부] 장흥구조대의 자신감은 훈련으로부터 !
‘필리핀 현지훈련으로 개인역량과 봉사활동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장흥구조대’
인터뷰_김성필 장흥구조대 고문 (전남남부특수구조대장)
연휴도 없이 매일 팀을 이뤄 장흥군의 항포구를 순찰하는 장흥구조대 덕분에 장흥군의 바다는 큰 사고 없이 군민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를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서는 장흥구조대원들이 생업을 뒤로 한 채 바닷속으로 뛰어들기가 부지기수이다.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활동할 수 없는 것이 바다 봉사이다. 반드시 전문적인 해양 관련 자격증을 보유하는 것은 필수고 구조활동을 위한 반복 훈련과 교육은 대원들에게 의무사항이다.
오늘도 바다의 수호자 역할을 하기 위해 해양순찰을 나서고 있는 장흥구조대는 좀 더 선진화 된 구조 시스템을 갖추고 체계적인 구조활동을 펼치기 위해 다양한 훈련을 시도하고 개인의 역량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심해 잠수능력 향상을 위해 필리핀 현지훈련을 진행한 장흥구조대의 훈련이야기를 들여다보았다.
변화의 시작, 필리핀 현지 훈련
장흥구조대도 구조대 설립 초기에는 지금 만큼 구조훈련이 체계화되지 않았다. 지역의 특성상 수중 시야 확보의 어려움이 많아 수색구조 시 많은 난항을 겪기도 했으며, 수중 교육 역시 쉽지 않았다. 수중 시야가 확보되면 겨우 1미터 정도이기에 심해잠수 훈련은 생각하지도 못했으며 이러한 환경 때문에 수중영상, 사진 등을 담지 못하여 개인 잠수역량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없어 개인역량이 어느 정도 인지 판가름하기 힘들었다.
장흥구조대는 더이상 기존의 훈련방식으로는 한계를 느껴 심해잠수가 가능한 지역에서 다이빙을 해보는 훈련이 정기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느꼈다. 이에 대장들과 대원들이 한데 모여 2018년 6월 「제1회 필리핀 다이빙 역량 강화 훈련」을 진행하였다.
진보적인 해양구조대를 위해서
3회차를 맞는 이번 필리핀 훈련은 수중에서 인명구조 및 수색 훈련과 다양한 구조영법 등 교육 계획을 기획하고 5박 6일간의 일정으로 총 16명의 구조대원이 필리핀으로 향했다. 이번의 구조훈련은 그동안 훈련을 바탕으로 부족한 것을 보충하고 다양한 시도를 계획하였다. 특히 김성필 대장은 훈련기간 동안 다이빙 역량 강화를 진행했던 자료와 봉사활동 내용을 정리하여 장흥군수와 의회를 찾아 해양구조대원들의 역량 강화 필요성을 어필하며 적은 예산이지만 소정의 지원을 군에게 요청하였고, 이를 필두로 대원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었다.
훈련은 1킬로미터 거리를 다양한 영법으로 오가는 것부터, 난파선에서 수색구조 방법, 실종자 인양 방법, 수면에서 인명구조와 응급처치 훈련 등을 하였다. 또한, 참가했던 16명의 회원 중 8명은 전남남부특수구조대원으로 난파선이나 제한된 구역에서 최고의 효율을 보여주는 *사이드마운트 장비와 *나이트록스를 사용하여 50미터 심해잠수 훈련을 병행하였다.
비록 코로나 상황 때문에 2년간 현지훈련을 진행할 수는 없었지만, 훈련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행해온 만큼 대원들의 역량은 한층 더 전문화되고 체계가 잡혀 있었다.
* 사이드 마운트 다이빙 : 두 개의 탱크를 등이 아닌 양 옆구리에 고정을 시키는 형태로 다이빙 하는 것
* 나이트록스 : 공기(산소21%, 질소78%)보다 더 높은 함량의 산소를 사용하는 기체를 말함.
훈련을 넘어 나눔까지 실천하는 장흥구조대
지난 2018년 첫 훈련을 떠난 대원들은 직접 사비를 들여 항공 비용부터 적지 않은 활동비를 마련하여 필리핀 현지훈련을 진행하였다. 하지만 넉넉하지 않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빈민촌에서 어렵게 운영되고 있는 학교에 국내에서 구매한 학용품 300세트를 후원하기도 하였다. 현지의 어려운 사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했던 장흥구조대는 다음 해 2019년 방문에는 5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용품 세트를 구매하여 봉사단체로서의 활동을 지속해 나갔다.
최근 코로나가 끝나고 2년 만에 필리핀을 방문한 장흥구조대는 완도해양경찰서에서 후원한 학용품 500세트를 포함한 총 1,000세트의 학용품과 장흥군 수협 중앙회, 장흥 관내 상가에서 후원해 준 후원금을 통해 각종 생필품 및 간식을 구매하여 보홀에 있는 필리핀 학교에 전달하였다. 장흥구조대의 봉사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의 다양한 기관의 후원이 요청이 더해져 점점 더 지원범위를 넓혀나갈 수 있게 되었다.
훈련 목적지인 필리핀 보홀은 직항이 없어 세부를 경유해야 한다. 세부에서 배를 타고 목적지까지 도착하면 아이들을 위한 학용품 화물비만 200만원 이상 지출해야 하지만 후원받은 필리핀 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코리아 레스큐팀 감사합니다”라는 우렁찬 인사와 함께 전해주는 그 긍정적인 에너지에 황인수 장흥구조대장과 대원들은 다음 봉사활동을 기약하고 다짐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장흥구조대의 봉사포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역단체와 기관에서 관심을 가져주는 만큼 지금까지 필리핀 현지 학생들 중심으로 후원해왔으나, 내년에는 도움이 필요한 마을을 지정하여 현지에서 쌀과 간식 등을 조달하여 물품 지원을 보다 확대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원들의 사비로 시작된 활동비용으로 단순히 훈련으로 끝낼 수도 있었던 필리핀 현지훈련을 봉사단체라는 사명감으로 더해져 현지인들에게 나눔까지 실천하며 그 의미와 가치를 더해가고 있는 장흥구조대는 봉사단체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보게 한다. 앞으로 어떤 활약으로 그들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나갈지 장흥구조대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한국해양구조협회 너울사랑 Vol.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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