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구조협회

안전을 부탁海

[한국해양구조협회] 원주내륙의 안전 지킴이 원주구조대 이야기

한국해양구조협회 2023. 10. 27. 09:17

 

원주 구조대 이준표 대장

 

중부내륙권 중추 거점 도시

원주 내륙의 안전 지킴이 원주구조대 이야기 

 

 

인터뷰 – 원주구조대 이준표 대장 

 

 

한반도의 중심부이자 강원도 남서부에 위치하는 원주는 백두대간에 남북으로 길게 뻗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하여 서남쪽에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남한강과 섬강을 경계로 경기도 여주시, 남한강과 운계천을 경계로 충청북도 충주시 등 2개의 다른 도와 접하고 있는 위치적 특성을 가진다. 

 

산등선의 흐름이 강을 따라 비추고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만들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원주를 찾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아름다운 지역을 지키기 위한 많은 조력자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어릴 적, 남한강이 흐르는 이곳에서 익사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사람들은 대처방법도 몰랐고, 주변에 구조요원도 없었기 때문에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 이러한 경험들 때문에 안전 예방교육, 전문 구조요원 양성, 실종자 수색의 전문화에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왔다.”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과거 원주 모습에는 이준표 원주구조대장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안전하고 깨끗한 삶의 터전을 만들겠다는 어릴 적 소망을 이뤄가고 있는 이준표 대장을 통해 원주구조대의 활동을 들여다보았다. 

 

 

작지만 강한 구조대, 100% 수색 성공률을 보유한 원주구조대 

 

협회가 설립되기 이전인 2002년 해양구조단 시절부터 20년간 활동해온 원주구조대는 대한민국의 내륙줄기를 타고 흐르는 섬강과 남한강 일대에서 사람들의 생명과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오랜 역사만큼 내부적으로 보유한 구조 기술력과 조직력은 그 어느 구조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강변에는 크고 작은 안전사고들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내륙 특성상, 원주구조대는 119구조대와 함께 합동 구조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년간 연평균 2~3회 정도, 크고 작은 수중사고에 투입되는 원주구조대는 100% 수색 성공률을 자랑하며 구조대로서 자부심을 지켜오고 있다. 이러한 잠수 및 구조 기술력 덕분에 원주소방서에서 원주구조대의 구조 기술력을 배우기 위해 견학을 요청한 사례도 있었다. 

 

이준표 대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사고는 3명의 어린 친구들이 물줄기에 휩쓸려 사망한 사고이다. 10년이 지난 일이지만 나이가 워낙 어리고 인명피해가 커, 아직도 현장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지난 2010년 7월에 법천리 남한강대교 일대에서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면서 급류에 떠내려간 사고가 있었다. 이때 사고 현장을 목격한 언니(초등학교 6학년생)가 이웃 주민인 중학교 1학년 학생과 함께 동생을 구하려 물에 뛰어들면서 3명이 함께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남한강은 삼도 접경지역 특성상 경기도 여주시 119구조대와 충북 충주시 119구조대가 출동했으며 원주구조대 역시 119구조대와 함께 합동 수색을 진행 하였다. 

 

처음 사고지점으로부터 300m 떨어진 곳에서 익사자 1명이 발견되었고, 이후 이준표 대장과 대원들이 나머지 실종자를 찾게 되면서 실종자 수색작업은 빠르게 마무리되었다. 

 

“지체했다가는 실종자들이 급류에 떠내려가 찾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틀 만에 모두 발견했지만, 나이가 워낙 어렸고, 한꺼번에 3명이 목숨을 잃어 실종자를 발견하고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수상레포츠 체험행사
아이들과 함께하는 환경정화활동

 

 

시작은 분주하나 끝나면 느끼는 행복, 봉사

 

이준표 대장에게 구조활동은 가슴 아픈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현 유원지에서 물놀이를 하던 학생이 물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빠른 상황판단으로 학생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던 일도 있다. 또한, 반계저수지에서 수상스키를 즐기던 관광객이 산자락 바위에 충돌하면서 안면, 손, 발이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긴급히 현장에 출동하여 부상자를 구조하고 응급처치를 한 덕분에 더 큰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었다. 

 

이처럼 원주구조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다 보니, 한 해 동안 봉사활동으로 분주하다. 원주구조대는 계곡, 하천, 강에서 일어나는 물놀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0년 넘게 하계인명구조센터를 운영하며 여름철 휴가를 보내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 또한, 수중·수변정화활동, 시골 학생들을 위한 수상 레포츠 체험행사, 심폐소생술 시민교육 등을 진행하며 지역 봉사단체로서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적은 인원으로 활동의 영역을 넓혀가다 보니 매번 활동의 시작은 분주하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준표 대장은 봉사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이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초등학생 때 가족봉사단에 소속되며 함께 원주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했었다. 그때 아이들이 행복하고 즐거워했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봉사활동은 언제나 부족하고 분주함으로 시작하지만 돌아오는 길은 함께 즐거워하며 활동을 추억하고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을 보며 이것이 봉사의 참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행동이 모여 기적을 만든다. 

 

원주구조대는 한국농어촌공사 원주지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단체, 기업들과 협업을 하며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수중·수변정화활동에는 원주구조대를 비롯하여 원주시 초등학생과 중학생, 농어촌공사 직원 등 일반 봉사자들도 동참하며 캠페인으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봉사는 마인드맵이라고 생각한다. 도움을 받았던 사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 도움들이 거미줄처럼 확장되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준 도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일련의 봉사로 큰 기적을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지금의 활동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뿐이다.”

 

시내가 모여 강을 이루고 강이 흘러 바다를 이루듯 작은 실천이 쌓여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원주구조대는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오늘도 아름다운 풍광과 자연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숨은 조력자를 자처할 원주구조대를 응원하며 그들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 본다.

 

(한국해양구조협회 너울사랑 Vol.23)

 

수중에서 건져올리는 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