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홍수, 유럽의 폭염, 지구의 경고
전 세계에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흔적들
파키스탄은 최근 3개월 동안 엄청난 비가 쏟아지면서 국토의 3분의 1이 잠기는 최악의 홍수피해를 입었다. 1,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였고, 국민 7명 중 1명인 약 3,300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피해를 입었다. 수재민만 640만 명에 달하고 도로 및 철로 5735km가 물에 잠겼다.
사상 최악의 홍수로 인해 이재민들이 콜레라와 설사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되었으며 오염된 물에 의해 전염되는 수인성 질병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파키스탄 당국은 대홍수로 전국 880여곳 병원이 침수 피해를 입어 의료기관의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에 전염병까지 퍼지고 있어 국가적 대 난제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또한, 폭우는 잦아들었지만 홍수로 수원이 오염되면서 깨끗한 물을 구하기도 어려워 식수마저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1%로도 차지하지 않는 국가이다. 사실상 산업화된 선진국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한 피해가 지구상에서 가장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나라가 입은 셈이다.
이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였다. 최소 11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땅이 말라붙은 상태로 인해 생태계까지 흔들고 있다. 강물이 마르자 세계 2차대전 때 침몰한 독일 군함 20여 척의 잔해가 여실히 드러나기도 하였다. 수력발전이 평균 20프로가 감소하면서 에너지 부족 현상이 심화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최근 함부르크 시내 대형마트에서 생수 판매를 한 사람당 5병으로 제한하기도 하면서 기후변화가 실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과학자들의 외침
지난 4월 6일, 전세계 26개국에서 천 명이 넘는 과학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기후변화 시위를 진행하였다. 이는 인류 역사상 과학자들의 가장 큰 집단적 움직임이다.
파업과 시위에 나선 과학자들은 거리에서 피켓을 들고 울부짖으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서 한목소리를 냈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는 수십 년간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 위기와 관련하여 꾸준히 증명해왔지만 국가, 기업, 시민들이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이대로 가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거짓말도 과장도 아니다
- NASA의 과학자이자 기후학자인 피터 칼머스 -
NASA의 기후학자인 피터 칼머스(Peter Kalmus)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JP Morga Chase 건물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연설 후 경찰에 체포되었다. 그는 “내가 보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다면 사회는 기후 비상사태로 이행하고 불과 몇 년안에 화석연료를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출신 과학자는“1.5도 상승 억제를 위한 싸움은 끝났다. 이 행성에서는 인간 존재를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며 그 심각성을 주장하기도 하였다.
과학자 반란은 이미 과학적으로 지구에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돌이킬 방법이 없는 ‘엔드게임’에 진입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적 이익,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실제 기후위기에 의한 위협을 드러내지 못하는데 기인한다.
어떤 특정 가치관이나 태도에도 치우치지 않는 ‘가치중립’을 중요시 여기는 과학자들이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선다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시위는 도로 차단, 인프라 피케팅 등 조직적인 행보로 이어졌고, 그 모습에 찬반이 뒤섞인 시선이 오가고 있지만, 우리는 왜 이들이 집단적으로 행동을 할수 밖에 없는지에 대하여 분명히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 서울대학교 교수이자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 역시 유튜브를 통해 “내일 당장 지구에 종말이 온다 그래도, 우리는 아무도 변명하지 못할 그런 상황에 이미 도래했다.”고 말하였다.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자세 ‘가치 있는 소비하기’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로 유명한 ‘파타고니아’ 창업주가 최근 4.2조원의 규모 회사지분을 모두 기부하였다.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Yvon Chouinard) 회장과 창업주 일가가 회사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으로 전부 넘겨 버린 것이다.
파타고니아의 가치실현은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을 언제나 행동으로 보여주며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쌓아왔다. 이본 쉬나드 회장의 이러한 결정으로 앞으로 매년 1억달러(약 1390억원)에 이르는 수익이 환경 보호 관련 사업에만 쓰일 예정이다.
쉬나드 회장은 “(이번 결정이)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현재로서는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고 밝혔다. 이전에도 파타고니아는 친환경 재료로만 제품을 만들어 왔으며, 매년 매출의 1%를 환경을 위해 기부해왔다. 지구가 목적이고, 사업은 수단이라는게 핵심이며 회사의 행보는 단순한 홍보성 발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지분 100%를 넘김으로써 그의 소유는 이제 0%이다. 세금회피도 아니며, 오히려 이번 일로 1750만 달러(약 244억원)의 세금을 납부하였다.
기후변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 허울뿐인 이름만 ‘친환경’ 제품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이러한 기업의 교묘한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서 정보를 공유한다.
현재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으로만 지구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기업이 움직이지 않으면 ‘엔드게임’에 곧 진입할 지구환경에 빠른 변화를 이룰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의 제품과 가치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개인인 ‘소비자’이다.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과 탄소 제로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실천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이 어떤 방식으로 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며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더이상 무분별한 소비가 아닌 지구를 생각하는 가치 있는 소비를 해야한다는 것에 어떤 선택지가 없다. 소비자들이 한목소리를 냄으로써 기존의 생산방식에서 탈피하여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적인 생산방식으로 변화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으며 신생기업들 역시 전적으로 친환경 마인드에 가치를 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기업이 움직이는 것 만큼 빠른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은 없지만 그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소비자에게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해양구조협회 너울사랑 Vol. 25)
'환경을 부탁海'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양생태계를 흔드는 ‘해양산성화’ (0) | 2024.05.08 |
---|---|
[한국해양구조협회] 쓰레기로 오염된 부산 바다를 숨 쉬게 만드는 부산지부의 노력 (0) | 2023.10.31 |
[한국해양구조협회] 버려진 어망들에 죽어가는 물고기‘고스트 피싱’을 막기 위한 경북특수구조대의 환경이야기 (0) | 2023.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