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평균 수중에서 수거한 쓰레기만 약 900톤,
쓰레기로 오염된 부산 바다를 숨 쉬게 만드는 부산지부의 노력
인터뷰_부산지부 박영철 사무국장
휴가철이 되면 해양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바다에서 휴양을 보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곳 부산을 찾는다. 해운대와 광안리의 야경이 더해져 낮과 밤의 구분 없이 모래사장에는 바다와 더불어 여름을 즐기기 위한 인파로 붐비고 있다. 또한, 바다를 중심으로 다양한 레저스포츠 문화가 형성되면서 해를 거듭할수록 레저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젊은 세대들이 부산을 찾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풍광이라고 여겨졌던 바다 깊은 곳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해양쓰레기들로 인해 해양 생물이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곳이 많다. 그럼에도불구하고 깨끗한 바다를 다시 자연의 품으로 돌려놓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부산지부를 들여다보며 해양오염의 심각성과 아름다운 바다를 살리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봉사자들의 노력을 돌아보고자 한다.
한 회당, 100톤 가량의 쓰레기를 수거한 부산지부
지난 6월 16일, 부산 영도구 봉래항에서는 바닷속에서 버려져 있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부산지부 소속 전문 잠수대원과 봉사대원 60여명이 집결하였다. 일주일 전부터 사전 모니터링을 위해 잠수대원 20여명이 수중에서 쓰레기가 적재된 위치를 파악하였다.
특히 영도의 경우 계류지가 있어 그곳에 타이어를 부착하는 선박들이 많아 폐타이어들이 집중적으로 쌓여있다. 수심이 대략 9m 정도 되다 보니 선원이 직접 들어갈 수가 없어 선박에 부착되어 있던 타이어가 물속에 침수되더라도 손쓸 방법이 없다.
이렇다 보니 수심 깊숙한 곳에는 폐타이어들이 수북이 쌓여 바닷속 오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직접 들어가서 카메라로 촬영한 잠수대원의 눈에 비친 바닷속 풍경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전부터 폐타이어들이 쌓여있는 위치를 파악한 잠수대원들은 활동 당일 시간 소요 없이 곧장 사전에 파악한 위치로 투입된다. 그리고 수중으로 폐타이어들을 엮어 밖에서 대기 중인 크레인이 쓰레기를 건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동안 바다 주변에서는 봉사대원들이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수거하느라 여념이 없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한 부산지부가 하루 동안 건져올린 쓰레기는 100톤 가량에 달했다.
민관협치로 바다 살리기에 나서다
부산지부는 바다를 살리기 위하여 지차체에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려왔다. 그러한 이유는 여러 기관과 단체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광활한 부산 바다에 실질적인 해양정화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그 결과, 부산지부가 제안하여 올해부터는 시정 협치의 일환으로 부산바다를 살리기 위하여 부산지부를 필두로 부산시 해양수도정책과, 부산해양경찰서, 어촌계, 언론인 등 기관 및 민간단체 10명이 모여 ‘민관협치실행단’을 공식 출범하였다.
‘민간협치실행단’은 쾌적한 부산바다를 만들기 위해 바닷속 폐기물 방치실태를 모니터링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본격적으로 바다살리기를 위해 연구 및 사업등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다.
‘민관협치실행단’은 지난 3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매월 모여 실질적인 해양정화에 관한 사안을 논의한다. 이번 영도 봉래항에서 진행한 100톤 쓰레기 수거도 이 사업의 일환이다.
이로 인하여 부산시에서 지원받는 예산이 확충되었고, 부산지부가 해양환경정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이 보다 넓어졌으며 잠수대원, 드론대원 등 현장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 인력과 기술력 등이 한층 더 확충되고 발전될 것으로 예상 한다.
시민들의 인식개선에 나서다
부산지부에서는 해양환경정화 활동 시, 쓰레기를 수거하는 일뿐만 아니라 인근의 어촌계, 관광객,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바다쓰레기 정화활동과 더불어 수변에서 어민들의 경각심을 일으키기 위해 사진전을 개최하여 그동안 어촌계에서 버린 쓰레기들과 쓰레기를 수거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전시하며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함께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러한 부산지부의 활동상이 알려지면서 현재는 어촌계에서 먼저 부산지부로 문을 두드리며 해양정화활동을 요청하고 있으며 함께 해양정화작업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등 부산의 바다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죽음의 바다에서 생명의 바다로
부산지부는 현재 송정, 광안리, 영도, 남항, 다대포, 감천, 명지 등 7개 지역에 있는 항포구를 중심으로 해양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해 10회 이상의 정화작업을 진행하는 부산지부는 연간 약 900톤 가량의 쓰레기를 수거하며 바다 환경을 지켜나가고 있다.
해양쓰레기는 지역별로 그 특징도 다르게 나타난다. 영도 포차거리 앞 인근 앞바다는 그곳의 음식점들과 생활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 수중에서 고기가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또한, 어선이 밀집되어 있는 항포구 주변에는 폐어망, 폐통발 등이 바닷속에 침수되어 있어 바다 생명들이 그물에 걸리는 등 2차 피해를 양산해간다. 광안리, 다대포 등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에서는 플라스틱이 흘러넘쳐 해양생태계를 오염시키는 등 지역별 해양오염의 특징과 상태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부산지부의 노력으로 죽음의 바다에서 생명의 바다로 탈바꿈한 지역이 있다. 2년 전 부산지부가 해양정화활동을 위해 남항에 집결했을 때 죽어있는 물고기부터 온갖 쓰레기가 덮여 있는 바다를 보며 절망감에 빠졌었다. 반드시 깨끗한 바다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부산지부와 남항구조대 그리고 봉사대원들이 한데 모여 수중과 수변 정화작업을 수차례 진행해왔다. 2년이 지난 지금 수중에서 잠수대원들이 육안으로 봐도 바다는 매우 깨끗하게 정화된 것을 볼 수 있다.
해양환경정화작업을 주도해온 부산지부 박영철 사무국장은
”바뀔 것 같지 않았던 바다의 상태도 관심과 노력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이처럼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라는 마음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준다면 죽어있던 바다가 생명의 바다로 다시 바뀌는 것은 그리 힘들지 않을 수 있다.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부산지부는 시민들의 관심과 다양한 기관 및 단체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회를 만들고 문을 두드릴 것이다.“고 말하였다.
(한국해양구조협회 너울사랑 Vol. 24)
'환경을 부탁海'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양생태계를 흔드는 ‘해양산성화’ (0) | 2024.05.08 |
---|---|
전 세계에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의 흔적들 (0) | 2023.11.13 |
[한국해양구조협회] 버려진 어망들에 죽어가는 물고기‘고스트 피싱’을 막기 위한 경북특수구조대의 환경이야기 (0) | 2023.10.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