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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구조협회] 버려진 어망들에 죽어가는 물고기‘고스트 피싱’을 막기 위한 경북특수구조대의 환경이야기

한국해양구조협회 2023. 10. 27. 10:19

 

경북특수구조대 김상엽 대원

버려진 어망들에 죽어가는 물고기

‘고스트 피싱’을 막기 위한 경북특수구조대의 환경이야기 

 

 

인터뷰 : 경북특수구조대 김상엽 대원

 

 

(출처 : 올리브 리들리 프로젝트)

뉴스를 통해 해양 쓰레기더미 사이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바다 생물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들을 보며 우리는 어떤 정확한 통계보다도 강렬한 메시지를 받는다. 

 

바다에 버려진 온갖 폐기물, 플라스틱 등은 먹이사슬을 통해 다시 인간의 식탁 위에 올려진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이 자폐 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내 해양쓰레기가 바다 생물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얼마나 위협적인지 보여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해양쓰레기로 인해 물고기가 버려진 어망 등에 걸려서 죽거나, 죽은 물고기를 먹기 위해 또 다른 물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해양생태계가 파괴되는 악순환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고스트 피싱(Ghost Fishing)’이라고 한다. 

 

전문 잠수대원들로 구성된 경북특수구조대는 바다가 육지만큼이나 익숙하다. 생명을 구조하기 위해 바닷속을 거침없이 뛰어들기도 하며 때로는 해양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해양정화활동을 펼친다. 

 

그러다 보니, 바다의 민낯을 누구보다 자주 직면하며 심각성을 체감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9년부터 경북특수구조대는 기존의 해양환경정화활동에서 나아가 고스트 피싱 활동을 병행하며 바다에 있는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는 일에 나섰다.

 

 

바다를 다시 되돌릴 수 있는 일 

 

경북특수구조대원들이 어망에 가친 물고기들을 구조하고 있다.

 

경북특수구조대원들이 어망에 가친 물고기들을 구조하고 있다.

 

경북특수구조대의 바다 활동은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울진, 포항, 영덕 등을 중심으로 실종자 수색작업에 참여하며 인명을 구조하는 일을 해왔다. 특히 지난 2019년 독도 헬기추락사고에도 민간구조대 선봉으로 참여하여 수색작업을 이끌었다. 

 

이처럼 심해 잠수가 가능한 경북특수구조대는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바다 깊숙한 곳에 산적해 있는 쓰레기들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매월 1회 이상은 정기적으로 해양환경정화활동을 진행해오며 그간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얼마나 바다를 오염시켜왔는지 직접 목격해왔다. 

 

수중정화활동을 위해 선박과 함께 동해로 출동하는 대원들은 1톤 트럭 3대가량이 가득 찰 만큼 많은 쓰레기를 바다에서 수거하며 깨끗한 바다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고스트 피싱을 위한 잠수기술은 필수

 

폐어망 등에 갇혀있는 생명을 수면으로 끌어올리면 얼마 되지 않아 생명을 잃기 때문에 반드시 물속에서 가위로 어망을 자르고 풀어준 후 쓰레기를 수거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 중에 가장 조심할 것은 대원들이 미처 보지 못한 폐어망들이다. 작업 중에 잘못하다 폐어망에 걸려 호흡기 라인, 공기통 등에 위협이 되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심해 잠수는 어떤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철저한 교육과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북특수구조대는 정기적으로 잠수훈련을 진행하면서 현장작업의 위한 역량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Technical Team을 구조대 내에 조직하여 고도의 잠수 기술력을 위한 훈련과 현장에 출동 가능한 인원을 구성하고 있다.

 

대원들은 평균 45m 심해 잠수가 가능하며 수심 100m까지도 들어갈 수 있는 기술을 인정받은 대원들도 있다. 일반인들이 즐길 수 있는 스쿠버 다이빙의 경우 보통 수심 30m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그보다 깊이 물속으로 들어가려면 잠수훈련과 기술이 필요하며 숙련된 잠수사들만 가능하다. 대원들의 잠수기술은 수색구조 활동 시 여감 없이 발휘되고 있으며, 고스트 피싱 활동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자격 중 하나이기도 하다. 

 

포항해경과 함께 잠수 훈련 중인 경북특수구조대

 

자체 아이스다이빙 훈련 중인 경북특수구조대

 

 

결국은 모두가 함께 변화해야 하는 일 

 

김상엽 대원은 “내항과 외항에서 해양환경정화 활동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보는 것이 어민들이 버리거나 유실된 어구들이다. 폐어망에는 온갖 물고기들이 걸려 있으며 또 그 물고기를 먹으려고 오는 다른 물고기들을 보게 된다. 여기저기 쌓여있는 폐통발을 보며 결코 바다에 버린다고 끝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느끼며 어민 혹은 낚시객들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라고 호소했다. 

 

“혼자서는 힘들지만 다 같이 힘을 모으면 깨끗한 바다를 만들 수 있다. 안전한 바다뿐만 아니라 깨끗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대원들의 구조역량 강화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바다 환경도 중요하지만 대원들이 매년 무사고로 환경정화 활동을 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고스트 피싱’이라는 말도 결국 해양쓰레기에 기인하여 생긴 말이다. 정부와 기업에서도 대책 마련을 하고 있지만 모두의 관심과 변화만이 해결책이다. 이런 봉사자들의 작은 활동이 불씨가 되어 많은 사람들에게도 환경을 위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국해양구조협회 너울사랑 Vol.23)

 

매월 해양환경정화활동을 진행하는 경북특수구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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